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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9. 24. 23:58

공지영 원작/황동혁 감독의 '도가니'가 영화화 되어 지난 9월 22일 개봉되었다. 그리고 개봉 첫 날부터 흥행 1순위에 오를만큼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도가니[명사]
1. 금속이나 철광석을 융해·배소(焙燒)하는 등 고온 처리에 사용되는 내열성 그릇. [자기(瓷器)·백금·흑연 따위로 만듦.]
2. ‘흥분이나 감격 따위로 들끓고 있는 상태’를 비유하여 이르는 말.

영화가 상영되면서 영화관 곳곳에서는 눈물 콧물 훌쩍이는 소리가 간간히 들려왔다. 하지만 난 영화를 보면서 눈물이 나질 않았다. 슬프지 않았다. 슬프기보다 너무 분하고 화가 났다. 주먹이 쥐어지고 그 주먹이 떨렸다.
그저 잘 만들어진 영화일 뿐이었지만, 그 안에는 실제 우리네 주변 사회적 약자들의 철저하게 무력한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그 안에 있는 인물들의 비겁함, 소심함, 어리석음, 분노, 용기, 심지어 게걸스러움, 탐욕스러움까지도... 고스란히 우리 모습이었다.
남 이야기가 아니다. 내 모습이다. 우리 모습이다.

화가 나면서 부끄러웠다.

하지만 머릿 속에서 나온 탈출구는 너무나도 고리타분 퀘퀘했다.
연대.

내가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으려면 보다 많은 이들과 연대해야 하며, 필연적으로 남의 이야기에 귀기울이고 지지를 보내야 한다. 함께 나설 수 있어야 한다. 그들이 곧 우리, 나이기에.

하지만 나는 그리하고 있지 못하다. 당장 내일의 할일에 핑계지우며 하루하루를 지워나가고 있다. 비겁하고 부끄럽다. 두렵다. 겁이 난다.

하지만 가만히 앉아만 있어서는 상황이 변하지 않는다.
오늘 물대포를 맞아 젖고 쓰러지더라도 한발자국 반발자국 앞으로 나아갈 용기를 내야 한다. 내야만 한다.
옳고 그른 차원이 아니라 그것이 결국 나를 위한 길이다.

방관은 또다른 폭력을 낳는다.


생각하는 대로 살지 못하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
-스콧 니어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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