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의 빈자리, 술로 채우는 기러기 아빠
자녀의 유학을 위해 가족을 외국에 보내고 홀로 한국에 남는 '기러기 아빠'는 이미 우리 사회의 어두운 일면이 돼 버린 지 오래다. 이 가운데 잊을만하면 터져 나오는 기러기 아빠들의 자살 사건은 듣는 이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최근에도 아내와 아들을 외국에 보낸 뒤 홀로 살던 40대 기러기 아빠가 목을 매 사망한 채 발견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들은 어째서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해야만 했을까. 기러기 아빠들은 고독감이 절정에 달하는 순간은 홀로 밥상을 마주했을 때라고 한다. 또한 외로움에 애꿎은 술만 많이 마시게 된다고 한다. "혼자 있으면 뭐하겠어요. 처음 6개월 동안은 거의 매일 술을 마시다시피 했어요. 술을 마시는 동안은 외로움을 잊을 수 있거든요. 덕분에 주량은 꽤나 늘었죠" 기러기 아빠인 박모씨의 말이다. 건강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무리한 음주로 간수치가 심각한 지경까지 오른 것이다.
당신도 ‘가족의 빈자리를 술로 달래는 기러기 아빠’인가? 다음의 테스트를 해보자.
<기러기 아빠음주 자가진단 문항> 1. 집에 가면 저녁을 혼자 먹는다. (O, X ) 2. 술 생각이 난 적이 일주일에 3회 이상이다. (O, X ) 3. 일주일에 술을 3회 이상 마신다. (O, X ) 4. 최근 가족과의 연락이 뜸해졌다. 5. 누군가와 이야기하고 싶어서 술집에 간 적이 있다. (O, X ) 6. 술마시고 필름 끊긴 적이 최근 한달간 한번 이상이다. (O, X ) 7. 내 현재 생활에 가장 어려운 점은 외로움이라고 생각한다. (O, X ) 8.나는 외로움에 무기력할 때가 있다. (O, X ) 9. 집에 혼자 있기 싫어서 억지로 술약속을 잡으려 한 적이 있다(O, X ) 10.나는 송금 날짜가 두려워진다.(O, X ) *3개 이상 - 기러기 아빠의 습관성 음주 행태를 의심해볼 수 있음 *5개 이상 - 병원 방문 후 전문가의 상담을 요함 |
기러기 아빠 8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30%(24명)는 일주일에 2~3회 상습 음주를 했다. 또 52%(42명)는 한달에 한번 이상 술을 마시면 멈추지 못하는 경험을 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45%(36명)는 월 1회 이상 ‘필름이 끊기는’ 현상을 경험했고 41%(33명)은 월 1회 이상 소주 1병, 맥주 4병 이상의 과다음주를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렇게 가족과 떨어졌다는 외로움, 시간을 보내기에 허전함 등에 한,두잔 음주를 하게 되면, 습관성 음주로 발전하기 쉽다. 더욱이 주변에 제어할 가족이 없는 경우, 알코올 의존증으로 진행될 위험이 커 주의가 필요하다.
경희의료원 한방신경정신과 황의완 교수는 “기러기아빠들의 음주는 옆에서 지지해 줄 수 없는 기족이 없기 때문에 문제 음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 때문에 조기에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가족의 빈자리를 술이 아닌 운동과 취미생활로 채워야 한다”라며 습관처럼 홀로 자주 술을 마신다면 우울증의 초기신호일 수 있으므로 신경정신과적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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