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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5. 30. 14:53

직장에서 밤늦게 걸려온 전화 소리 "따르릉~ 따르릉~"

급하게 잠을 쫓고 받아보니 공장기계가 원인을 알수 없는 이유로 작동을 멈췄으니 미안하지만 빨리 나와달라고 합니다.

정신없이 옷을 입던 중 약간 현기증이 느껴지며 가슴 쪽에서 조여들어가는 느낌이 들더니,

'갑자기 왜 이러지?' 덜컥 겁이 납니다.

가슴이 터질듯이 두근두근 뛰기 시작하고, 호흡이 가빠지더니 숨이 막혀 죽을 것 같은 느낌에 전화기를 들어 119 엠뷸런스를 부릅니다. 

응급실에 도착해 수액을 달고 심전도, 흉부 X-ray, 혈액검사를 해봐도 별다른 이상은 없다고 합니다. 답답하던 가슴도 어느새 다시 안정을 되찾습니다.

별 문제 아닌가 싶으면서도, 불안함이 쉽게 사라지지 않습니다.

 

 

저희 한음에 찾아주시는 공황장애 환자분들의 일반적인 스토리 라인 입니다.

갑작스럽게 가슴답답함을 느끼며 숨을 쉬기 힘들어 극도의 불안감을 느끼며 

응급실에 갔지만, 각종 검사를 해봐도 몸은 건강하다는 검사결과만 반복해서 

듣는 경우가 많으십니다.  

 

 

별다른 이유 없이 시작된 가슴답답한 발작증상이 기질적인 원인없지 지속적으로 반복될때,

특정 상황이나 특정 신체감각과 더불어 '혹시 또 ... 하는 것 아닐까?'하는 예기불안이 반복될때,

공황장애를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공황장애는 심장이나 폐에 이상이 있어 발생하는 문제가 아니라,

불안정한 뇌와 심리적 조건화가 맞물려 발생하는 신경정신과적 질환입니다.

 

 

기질적 문제 없는 갑작스런 가슴답답함이 반복되는 배경에는,

오랜기간 신체적/심리적으로 나를 압박해오던 스트레스가 놓여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만성 스트레스 하에서 우리 몸은 적응하기 위해 애를 쓰게 되고, 

이는 만성적인 교감신경항진 상태로 우리 몸을 과적응시키게 됩니다.

 

쉽게 말해,

빨간불이 켜져서 멈춰있어야 하는 상황에서도 엑셀레이터에서 발을 떼지 못하고 계속해서 공회전을 하며 엔진을 과열시킨다 입니다.

 

 

이러한 스트레스 과적응 상태는 결과적으로 질병상태입니다. 

고삐풀린 말처럼 계속해서 절벽을 향해 질주하게 됩니다.

 

공황발작 증상을 일시적으로 잠재우기 위해 안정제에 많이 의존하십니다. 

요즘에는 벤조디아제핀 계열 약물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데요. 공황발작 억제에 효과적입니다.

하지만, 원인 상황에 대한 교정없이 약물에만 의존하는 것은

점차적으로 복용 약물의 양과 종류를 늘리는 결과를 초래하기 쉽습니다.

쉽게 말해,

갈수록 약을 끊기 어려워집니다.

 

 

한약이든 양약이든 뭔가에 의존하지 않고

최종적으로 공황장애를 졸업하기 위해서는

내 몸과 마음에 대한 주도권을 되찾아오는 과정이 필수적입니다.

 

관련글_내 몸과 마음의 주도권을 가져오는 과정

 

 

내 옆에 있는 누군가가 힘든 나를 알아주면 참 고마운 일이지만,

우선되어야 할 것은

스스로가 몸 상태를 알아차리고 마음에서 힘든점을 표현할 수 있어야 합니다.

내가 나를 알아주지 않는다면, 그 누구도 나를 대신해서 알아줄 순 없습니다.